달력

4

« 2024/4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당시 연산군은 임영규 (견미리 전남편)

 

장녹수는 이미숙..

 

 

 

홍보부부추 잡채, 칼국수, 된장 찌개, 떡볶이, 김치 라면… 그는 이런 음식들을 썩 잘 만든다. 또한 매듭. 수예, 뜨개질. 식탁보 만들기, 가구 정리하기, 청소하기도 그는 즐겨 한다. 그뿐 아니라 승마나 롤러 스케이트와 같이 다리를 주로 사용해서 하는 운동에도 꽤나 소질이 있다.

 

공전의 인기를 누렸던 조선왕조 오백 년 세 번째 이야기 설중매에서 성종의 용안에 손톱자국을 내어 결국 폐비 윤씨가 되는 질투심 많고 투기 잘하는 중전 하찮은 무수리를 건드려가며 바람도 피우는 그의 독특한 이미지를 기억해내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탤런트 이기선-.

 

“콧날의 선이 높으면서 날카로와요. 두 논도 눈꼬리께가 좀 올라간 편이고 양 미간이 잘 찌푸려지고 그러면 눈썹 부분이 앞으로 튀어나오곤 해요. 턱의 선도 빠르게 내려갔고. 아마도 제 얼굴의 이런 특징들이 그런 종류의 역할을 많이 맡게 했을 거예요.”

 

 

 

말하는 눈이라는 제목의 MBC베스트 셀러 극장을 본 시청자들은 아마도 정부와 놀아나면서 휠체어에 탄 말하지 못하고 몸도 움직일 수 없는 불쌍한 시어머니 정혜선을 죽이려 하는 그의 냉혹하고 표독스러우면서도 한편 요염하고 차갑게 관능적이었던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평소 화장이라곤 전혀 하지 않는 그의 얼굴은 또랑또랑하면서 당차고 그러면서도 상당히 귀염성 있는 편에 속한다. 은밀하게는 우수의 빛도 스쳐 흐르는…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설중매, 회천문으로 이어지기 전까지도 역사물을 많이 편이에요.

 

158센티미터의 키에 좁은 어깨, 조금 가냘픈 듯하면서도 부드럽게 흐르는 몸의 곡선은 그에게 한복 차림을 썩 어울리게 한다. 거기에다 약간 드센 톤으로 고음에서 갈라지는 듯한 목소리는 한 여인이 자기 주장을 표현해내는 데에 톡톡히 한 몫을 해내곤 했다. “폐비 윤씨만 해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곳이 궁중이라는 닫힌 상황이었고 그 시대가 남성 위주의 조선 사회였기에 그렇지 그만한 정도의 투기랄까 질투, 좋게는 자기 욕망의 정당한 표현은 한 인간으로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봐요. 내가 가지는 한 여자로 서의 한계를 감안해야겠지만 그것이 정의롭고 선한 의미가 밑받침된다고 믿으면 지금의 저 자신이라도 항상 그럴려고 노력할 거예요.”

 

 

이 기선은 지금도 작은 편이지만 스물셋에 2센티미터가 부쩍 커주기 전까지만 해도 아주 조그만 했었다. “고등학교 때 어설픈 연극에 몇 번 출연했고 3학년 때 KBS탤런트 시험을 봐서 합격했어요. 교복입고 방송국에 갔더니 졸업한 후에 오라고 그래요. 그래 11월인가 다시 TBC에 시험을 쳐서 다시 탤런트가 되었죠.” 그러고서 억척 선생 분투기 등 많은 드라머에서 자연스럽게 학생 노릇을 주욱 했고 <소망>, <욕망>, <대원군>, <안개> 같은 드라머, <아리랑 아라리요> 등의 1984년의 독립문에 이르기까지 20대의 초반을 그 조그만 몸으로 그 자신 별로 크지 않았고 말하는 연기 속에서 보냈다. <야성의 처녀> 등 빛 안 나는 영화도 몇 편 했고…. “대본을 받으면 한두 번 그냥 부담 없이 읽어요. 물론 제 대사와 상대방의 대사를 다 보지요. 그런 다음엔 눈을 감고 그 속에 펼쳐 지는 스크린에 착착착, 타자를 쳐요.

 

한번 그렇게 타이핑된 대사는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아요. 중요한 단어나 귀절은 따로 체크해두고 감정 처리는 차차 보태어나가지만…. 어때요. 대사 외는 방법이 재미있죠?” 아마 상업 대학교를 다녀서 그런 것 같다고 그는 덧붙인다. 그래서 ‘생퉁같이’ 엔지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말 빨리 하고 따따부따해야 되고 막 싸우고 웃고’ 하는 연기는 소화하기가 무척 어렵다. MBC로 옮겨와서 했던 <겨울의 빛>, <내일 또 내일> 같은 <베스트 셀러 극장>이나 사이코 드라머 <당신 >또 역사물들에게 그를 되짚어보면 더욱 그렇지 기도 하다.

 

 

설중매에서 폐비가 되면서는 우는 연기만을 너무너무 잘했지만 왜 그랬는지 아무도 모를 거예요.” 그가 하도 잘 우니까 당시 연출을 맡고 있던 이 병훈 PD가 기선이 요즘 실연당한 거 같다고 농담처럼 한마디 던졌을 때, 이 기선은 속보인 사람처럼 그만 무색해지고 말았다. “저도 그냥 진실한 사랑 속에서 행복을 원하는 한 여자일 뿐이었어요. 정말 아낌없이 다 주는 그런… 그런데 참 어려워요.” 그것은 연기자, 특히 여자 연기자들이 우리네 상항에서 ‘인기’라는 것의 반대 급부로 감당해내야만 하는 어떤 몫일까? 웃을 때면 왼쪽 입술 바로 위에 아주 조그만 보조개가 페이고 입 안의 뻐드렁니 한 개가 보일 듯 말 듯 하는 이 기선은 그래서 자신을 ‘울뚝배기’ 또는 ‘어벌벌이’라는 두 가지의 표현으로 동시에 얘기하곤 했다.

:
Posted by 스푸키멀더